길상사
10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길상사로 갔습니다.
길상사가 있는 땅은 유명한 요정 <대원각>이었습니다.
(이 근처 유명한 요정이 세 군데나 있었고 한 곳은 아직도 영업한다고 합니다)
1996년 그 대원각의 주인이던 김영한은 이 땅을 법정 스님에게 조건 없이 시주하여 절이 생기게 됩니다. 김영한의 법명이 '길상화'라서 길상사로 했다합니다. (김영한은 3년 뒤인 1999년 83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법정과 김영한의 인연 못지않게
김영한과 백석의 인연 또한 인상적입니다.
(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추천해주심,,이성복은 '백석은 다른 아가미로 숨을 쉬는 시인'이라고 표현)
그녀는 최고의 천재시인 백석이 사랑했던 연인이었습니다. (김영한이 나이 많이 들어서 쓴 <내사랑 백석>을 읽어보세요~)평생 가슴에 품으며 살다가 마지막 죽기 전에는 평생 그가 모았던 돈을 모두 시주하여 길상사를 남겼고, 창비에 요구하여 '백석문학상'을 남기고 떠났다고 합니다.
이곳 길상사는 특히 봄과 가을에 아름답다고 합니다.
물소리가 좋다고 하는데 가뭄이라 바짝 말라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입구에 있는 관음보살상(사진)을 보면 마리아상과 닮아있네요. 환생한 마리아 관음상..입니다.
딱딱한 돌인데 느낌이 매우 부드러워보이고, 살짝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길상사를 나와 효재집을 시작으로 화려한 집들을 보면서 내려왔습니다.
선잠 단지도 보고 간송미술관으로 갔습니다. 들어갈 수가 없어서 겉에서만 보았네요~
점심먹고 최순우옛집에 갔습니다.
참고로 성북동에는 예술가들이 많이 산다고 합니다. 김환기, 김기창, 이태준, 한용운, 전형필, 최순우,,,,
이유는 터가 좋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터가 좋다는 것은 자연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이랍니다.
최순우 옛집에서 수국차도 마시면서
우리나라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와 풀들로 가득한 아담하고 소박한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안에서 찍은 (쓸)용자무늬의 창이네요.^^
주변 (옆집들은 빌라)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 기금으로 보존의 가치가 있는 땅이나 문화재를 구입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하여 지켜낸 소중한 공간이랍니다.
안채 공간에 마련된 작은 전시관은 선생의 원고와 사진 등을 전시한 곳으로 선생의 대표적 저서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완성된 장소라고 합니다.
간단한 후기들을 들어보았습니다.
- 길상사에 버스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 걸어내려와서 좋았다. 물소리를 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 김연한의 베포가 크고 화통하다. 그녀와 법정스님 또한 인연이구나. 큰 두 사람 덕분에 후대 사람들이 덕을 본다.
- 내가 자연 안에 있고, 자연이 내 안에 있다. 간송을 곁에 두고 내가 떠나간다.
- 서울 안에 이런 역사를 가진 절이 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