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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홍세화, 이랑에 오다
  • 글쓴이 안양율목생협
  • 작성일 2011-06-15 15:12:28
  • 조회수 4627
첨부파일 DSC09301-horz.jpg | DSC09233.JPG | DSC09272.JPG

 

 

지난 율목신문 12호(5,6월호)에 실렸던 홍세화님의 인터뷰 내용을 보충하여 다시 올립니다.

???

자유인 홍세화, 이랑에 오다.

 

인터뷰·정리  김정희 홍보위원장

 

    지난 4월 5일 안양율목생협의 교육문화공간 <이랑>을 개관하면서 홍세화 선생님을 모시고 ‘내 생각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들었다. 특강을 마친 후 홍선생님과 함께 <이랑>에서 강의 시간에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DSC09233.JPG

 

1. <이랑>을 준비하며, 선생님께서 공동 대표로 계시는 <민중의 집>을 생각했습니다. 시작은 조합원 중심이지만 지역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거점이 되고 싶습니다. 개관 축하 인사에서도 지역에서 희망의 거처가 되길 바란다고 하셨는데요, <민중의 집>을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 <이랑> 운영에 도움이 될 이야기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마포 <민중의 집>도 지금은 실험단계이고, 스웨덴, 이탈리아 등에서 운영한 예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모색을 하는 중이지요. 적어도 그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이루어보자.......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든가, ‘무상교육’, ‘무상의료’ 같은 것들.

일례로 지역의 치과의사, 한의사들과 연계해서 이용자들에게 무상 진료를 합니다. 또 다양한 문화 교류로 지역민과 접촉을 갖고. 앞으로 각 지역에 민중의 집이 많이 생기고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역에서 감춰진, 실생활에 필요한 것을 세우고 채워나가며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지요.

 

2. 선생님은 오래 전에 한국에서 자라셨고, 자녀들은 프랑스에서 키우셨어요. 이렇게 시간적, 공간적인 차이가 있지만 그런 것들을 초월해서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해가 복잡하고 어려운 이 사회 속에서 아이 스스로 어떻게 자기 길을 헤쳐 나갈지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부모가 이끌어 가면 안 됩니다. 아이 스스로 자기 길을, 자기 인생을 주인으로서 책임지는 자기 형성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부모가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뭔가 부모가 다 이끌어야 되고, 보여주고, 해 줘야한다는 것은 의존성을 갖게 해서 아이의 자율성, 능동성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한국은 아이들을 선수로 내놓고, 어머니는 뒤에서 조종하는 식의 대리 경쟁이 매우 심합니다. 아이에게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아이가 어떤 구조에 갇혀있는지 구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하지 못하는 거죠. 이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3. 홍세화의 키워드를 생각해 봤습니다. 똘레랑스, 인간의 존엄성, 노동, 자유...... 이런 것들 중에서 가장 선생님과 어울리는 것이 소박한 자유인, 자유에 관한 것 같습니다.

자유가 한국에서는 낮은 수준에서 영업의 자유, 외부 규제로부터의 자유라는 식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1차원적이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형성의 자유입니다. 그런 자유를 원초적으로, 구조적으로 막는 것에 눈을 떠야하는 것이고, 그래서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고, 생각이 나의 자유 의지와 관계없이 가지게 된 것임을 점검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자기 능력과 적성에 따라 자기를 형성하는 자유를 누리고, 자기가 속한 사회에 자기를 작용시켜서 그 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보람을 느끼는 일을 통해 생존 조건을 보상받는 것이 자유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인이 되기 너무나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고요. 워낙 기름진 생존에 찌들어서 일찍부터 자아실현의 가치를 상실해 버리는 사람들에게 생존은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생존 조건에 대해 당당해야 한다. 그것으로 비교하지 않고, 자기실현으로 또는 인격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DSC09272.JPG

 4. 중요한 사회적 이슈마다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의 40년이 넘는 지지치 않는 운동의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입니까?

볼테르의 가르침이죠. 성실성을 의지로 결합해야 한다. 또 그것이 제 삶의 방식이고 존재의 양식입니다. 거기에 작은 의미라도 있으면 충분합니다. 사익추구, 광신, 극단주의는 그 자체에 열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더 힘이 있어요. 반면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 인권, 공공성, 사회정의 이런 가치에는 내재된 힘이 없고.

권력, 금력은 힘 력(力)자가 있잖아요. 결국 권력과 금력에 맞서 균형을 이루고자하는 우리로서는 힘이 없으니 결국 열의, 의지로 결합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하나 우리가 생각할 것은 그렇게 노력했는데 이것 밖에 안 되나 그렇게 이야기하지 말고, 그래도 소수의 사람이 부단히 노력하여 이 정도나마 덜 비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뒤집어서 생각해야죠.

 

5. 대부분 제도권 공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가정에서 지도하는 글쓰기 와 독서, 토론 등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생기고, 자기를 형성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까요?

쉽게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학교에서도 열린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겠지요, 글쓰기 동아리 같은........ 심지어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가 이야기를 하자면 이것이 직접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중학교부터 시작하면 이 아이의 시험에 대한 능력(수능)도 글쓰기를 통하여도 충분히 향상됩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기는 정말 싫지만.... 그런데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그런데 부모님들이 글쓰기에 공포가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안 써봐서 피하고 비껴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고민하고, 형성하고, 정리, 기록하는 것까지.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정인데요. 정답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어야 하고 이것은 자기가 형성해야 되는 거니까 산고가 있는 거죠. 글쓰기 산고예요.

 

6. 선생님의 홈피에 있는 개똥 세 개 이야기를 강한 공감을 하며 읽었습니다. 언제쯤 되면 자신이 마지막 개똥을 먹지 않을까요?

아마 어려울 거예요...... 끝내. 전통, 관습 등에 의하여 사람의 보이지 않는 내면과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일치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세 번째 개똥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것이 다만 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개똥을 안 먹는다고 하는 것 보다 훨씬 와 닿습니다.

허허 도저히 그거는 불가능하니까^^

 

긴 시간 멋진 강의와 좋은 말씀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SC09301-horz.jpg

<세 개의 개똥> 

내가 아직 어렸을 때, 나의 할아버지께선 나에게 옛날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대부분 잊었지만 잊히지 않는 것 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 당신께서 중국의 노신을 읽으시고 좀 바꾸어 말씀하신 것인지 아니면 우리 옛이야기에 실제로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얘기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 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 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 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서당선생이 그건 왜? 하고 당연히 물을 수밖에. 막내 말하기를, 나보다 글 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또 나보다도 겁쟁이인 둘째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여기까지 말한 막내가 우물쭈물하니 서당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겠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 하고.

여기까지 말씀하신 할아버님께선 나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세화야, 막내가 뭐라고 말했겠니?”하고.

나는 어린 나이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거야 서당선생 먹으라고 했겠지요, 뭐.”

“왜 그러냐?”

“그거야 맏형과 둘째형의 그 엉터리 같은 말을 듣고 좋아했으니까 그렇지요.”

“그래 네 말이 옳다.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그런데 만약 네가 그 막내였다면 그 말을 서당선생에게 할 수 있었겠냐?”

어렸던 나는 그때 말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화야, 네가 앞으로 그 말을 못하게 되면 세 개째의 개똥은 네 차지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나는 커가면서 세 개째의 개똥을 내가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자주 인정해야 했다. 내가 실존의 의미를, 그리고 리스먼의 자기지향을 생각할 때도 이 할아버님의 말씀이 항상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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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김정희
앗, 사진이 안보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댓글   2011-06-15 18:43:29
안양율목생협
헉.. 왜그러지요? 내일 박반장님한테 알아볼게요.. 급한대로 블로그에도 올렸으니
보셔요~ 댓글   2011-06-15 19:01:56
김정희
사진 이제 잘 보입니다.
사진을 보니 또 뵙고 싶네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는데.....

제가 정리한 글에 자꾸 댓글을 다니 이상하네~~ 댓글   2011-06-15 23:28:36
보라보라
기사만 봐도 그 날의 그 감흥이 다시금 솔솔~~~~




군뎅......전 아직도 엑박으로 보이는데요~
저희 컴 문제일까요ㅡㅡ;;;;;;;
다른분들은 다 보이시는지 알려주삼ㅠㅠ 댓글   2011-06-16 17:07:29
안양율목생협
사진이 안보인다고해서..
중간에 예쁘게 사진을 넣으려했더니 잘 안되네요 .. 에휴 댓글   2011-06-16 1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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