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 HOME
  • 참여
  • 따끈한율목활동소식

따끈한율목활동소식

  • HOME
  • 참여
  • 따끈한율목활동소식

비폭력대화, 평가가 아니라 사실을 이야기하자

율목iCOOP생협 │ 2016-04-21

3.jpg

HIT

8436

 

  생협매장에 장보러갔다가 '비폭력 대화'강의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비폭력...대화라... 듣는 순간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요즘 내가 가족들에게 하는 말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폭력 대화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또 어떻게 하면 이 '말의 폭력'을 없앨 수 있을지..그것이 과연 가능한지....하나밖에 없는 내 소중한 아이에게,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며 살아가는 남편에게,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신 부모님에게, 삶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친지, 친구들, 이웃들... 그리고 이제 마흔이 된 나 자신에게 진짜 사랑을 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원치 않는 상황과 삶의 결핍 속에서 어느새 내 마음은 뾰족뾰족한 고슴도치처럼 변해있었다. 주는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받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불만이 커져있었다. 그런 마음이 짜증스럽고 폭력적인 언어들과 함께 마음 밖으로 흘러나와 가장 가까운 이들을 아프게 하고 어려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이 상태는 욕구불만족 상태라고 개념정리가 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내 욕구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욕구는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이라고 사전에서 정의하는데 난 내 욕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매 순간 순간 사람과 상황을 만날 때마다 나나 상대 혹은 상황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보는 생각의 훈련이 필요한 거구나... 살아가면서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구나.... 친한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중요한 많은 것들을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는 무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에 대해 무지했고, 사람들에 대해 무지했으며, 세상에 대해 무지했다. 사랑하고 싶다는 감정만으로는 사랑할 수 없음을 아프게 배웠다. 안다고 생각했던 대부분에 것들을 나는 모른다. 나도, 사람도, 세상도... 반복적으로 실패한 방법을 계속 쓰면서 불안하게 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상태에 있는 나에게 오늘 이윤정 선생님의 강의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며 삶의 중요한 열쇠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우리가 '그 누구의 삶에 대해서도 왜 그렇게 사냐고 말할 수 없다'는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사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고 막장보다 더 막장인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고....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고... 평가의 달인이셨던 본인이 이제는 감히 누구한테 '왜 그렇게 사냐고'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정말 와 닿았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으며 모욕할 수 있을까.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모욕하면서 그 화살이 자신한테 올 것에 대해 두려워하면서 살고 있는 거 같다. '나는 그렇지 않아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건 내가 내 모습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이에게 하는 나의 말과 마음이 폭력적인 것을 보면서 나는 내 인격과 수준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나도 누구한테도 ‘왜 그렇게 살아요’라고 함부로 얘기할 수 없고 그렇게 사는 본인들이 가장 아프고 힘들다는 것을 조금은 알게 된 거 같다.

 

 

 

  비폭력이란 우리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우리의 본성인 자연스러운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며, '비폭력 대화'는 우리가 날 때부터 지닌 연민이 우러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방법이다.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보는 것, 듣는 것 즉 사실을 확인하고 내가 뭘 느끼는지와 내 욕구를 상대에게 어떻게 전할지에 대한 좋은 대화방법이다.

 

  예를 들면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고 있어!!'라고 말하는 대신 'ㅇㅇ야, 지금 1시간 15분 동안 소파에 누워서 게임을 하고 있구나(사실).엄마는 네가 계속 그러고 있으면 학원에 늦게 될 거 같아서 걱정이 된다.(느낌) ㅇㅇ야, 이제 게임을 그만하고 학원갈 준비를 해주겠니(욕구와 부탁) 처음에는 아이에 대한 평가와 사실을 구분하는 게 어려울 거 같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사실을 얘기하기보다 평가하는 말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비폭력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나 개념들에 대해서 가장 쉽게 접하려면 '대화반점'이라는 인터넷에 올라온 팟케스트를 다운받아 듣는 것과 비폭력 대화 책을 읽는가, 그리고 이것을 알게 된 이들이 소모임을 만들어 삶을 나누며 성장해가는 것, 비폭력 대화 강좌를 듣는 것 등 다양한 실천이 가능해보인다. 웃게 하면서도 가슴 찡한 울림을 줬던 강의를 통해 비폭력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도구들을 알게 됐다. 선생님께서 쓰신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책도 꼭 읽어봐야겠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율목생협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나에게 율목생협은 자신의 것들을 나누며함께 가자고, 함께 행복해지자고, 함께 성장하자고, 함께 배우자고 얘기해주고 아픈 마음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좋은 친구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율목생협과 더 친해지고 함께했으면 좋겠다.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누며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풍성해지고 행복해지면 문제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해결될 거 같다. 오늘은 아이와 비폭력 대화를 시도해봐야겠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김혜숙 조합원

 

 




작성자
        비밀번호  비밀로하기
내용

* 상업성 글이나 욕설등은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