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 교육강사 양성과정 중 공정무역 마지막날.
지난 두시간 동안 이강백 대표님께 공정무역의 철학과 전반적인 개괄에 대해서 들었다면, 오늘 인천아이쿱 이영희 이사장님 강의는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인천이 우리나라 최초의 공정무역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게 실질적 역할을 하신 분께 듣는 이야기들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협동조합교육팀이다보니 특히 청소년 공정무역수업에 관심이 가더군요^^
이영희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해봅니다.
1. 공정무역 vs. 자유무역
공정무역을 얘기하면서 자유무역과의 비교를 빼놓을 수 없을텐데, 그렇다면 자유무역은 나쁜 것인가? 어떤 조직이든 어떤 체제든 사실 그 자체로 나쁜 건 없습니다. 다만 그걸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인거죠. 자유무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간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한다는 목표가 문제될 건 전혀 없지만 자유무역을 통해 다국적기업이 이익집단으로서 수혜를 받게 되면서 고부가가치산업의 비중은 올리고 1차산업은 내버리게 된다는 거죠. 그러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가 된다는 것, 그게 가장 문제겠죠. 그거에 반해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접거래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정량화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간의 공정무역에 대한 노력들은 생산자들이 살만하다고 느끼고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줬습니다.
2. 생협의 필터링
워낙 생협이 활발한 유럽에서는 생협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다 팔아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공정무역의 의의는 알겠으나 대체 어디서 공정무역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점이 생깁니다.
3. Fair Trade vs. Fairtrade
어떤 운동이나 체제든 하나의 움직임으로 나아간다면 편할텐데 역동적이다보니 공정무역도 판이 갈릴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주로 유럽에서 공정무역제품에 인증을 해주는 FLO 인증마크는 Fairtrade가 하나의 상표처럼 등록되어있어 함부로 쓰면 저작권에 걸린다네요;; 그러니 꼭 띄어쓰기를~~^^ 아무래도 영어권 나라가 중심이다보니 모든 서류가 영어로 작성된다는 점과 인증심사를 위해 각 나라에 들어갈때 교통비 등 체제비를 생산자가 부담케한다는 점에서 FLO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수공업이 중심이 되는 아시아에서는 제품에만 인증을 해주는 FLO와 맞지않기 때문에 대부분 WFTO의 회원이라고 합니다.
4. 공정무역마을 5대 목표
지역정부 조례, 공정무역 판매단, 미디어 홍보, 공정무역위원회, 공정무역 커뮤니티
5. 인천시 공정무역 캠페인단
거의 대부분의 사회운동의 시작은 아래로부터인 경우가 많은데 특이하게도 인천에서의 공정무역운동은 관과 결합되어 위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관료주의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500명 청중 중 단 한두명과 눈을 마주칠수밖에 없었던 '민방위 교육장'에서 공정무역교육을 시작하셨답니다.
인천시 공정무역 캠페인단에서는 캠페인단 모집, 학습회, 강의안 만들고 시연, 토크쇼, 카페쇼, 청소년 공정무역캠프, 찾아가는 공정무역학교, 공정무역 시민대학, 강사단 PT대회와 코칭 및 스피치교육, 구마모토 연수, 공정한 뱅쇼만들기, 공정무역 찾아가는 수다 등 많은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간단한 다과모임을 가졌더랬는데요, 관광학을 전공하신 이영희 이사장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공정여행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공정여행은 스페셜한 소수의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거라 공정무역과는 성격이 달라서 자리잡기가 쉽지않다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사람들이 힐링하기 위한 여행으로 공정여행을 쉽게 선택하진 않을거란 말씀이죠. 그래도 전 공정여행 마구 가고싶지 말입니다~^^
사실 제가 생협 조합원이 된 것도 그 시작은 공정무역이었구요, 협교팀에 들어가게 된 것도 공정무역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였답니다. 오늘 강의를 듣고 좀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이쿱 기금으로 필리핀에 건립한 마스코바도 가공공장 벽에 쓰여있다는 글귀를 마지막으로 두서없지만 강의후기를 마칩니다~ 이 글귀가 공정무역에 대한 여러 설명들을 대신해 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공정무역은 삶이다. 공정무역은 희망이다. 공정무역은 지속가능한 수입이자 번영이다'
김혜진 협동조합교육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