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주 화요일인 지난 19일, 율목센터 더숲에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의 ‘협동조합의 역사, 정의, 가치와 원칙’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6월말까지 진행되는 ‘사회적경제(협동조합, 공정무역) 교육 강사 양성과정’의 세번째 강의로, 전세계의 유명한 협동조합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적, 경제적 배경을 알아보고 현재 우리사회에서 협동조합의 역할과 가능성, 앞으로 협동조합이 성장하기 위한 고민과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 협동조합의 탄생과 발전

18세기 유럽 각지의 협동조합이 제각기 다른 스타일로 탄생하고 발전한 이유를 역사적, 경제적 배경과 연결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특히 영국에서 노동조합과 소비조합운동이 탄생하게 된 배경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18C 영국 석탄탄광 사례

· 9세 노동자, 하루 18시간 노동 → 선거권, 노동조합 탄생

· 시장 밀가루의 절반은 석회 가루, 2달도 채 못신는 구두 → 소비자 협동조합 탄생

반면에 수공업과 장인제도가 발달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산업화로 인하여 길드제도가 실패하면서 ‘생산자 협동조합’이 탄생하고, 상대적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 가운데 뒤늦게 통일 후 산업화가 진행된 독일에서는 서민과 농민층의 자본력을 키우기 위한 자본 조달을 위해 ‘신용협동조합’이 발달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독일의 신용협동조합 제도는 이후 한국과 일본에 영향을 주고 현재 우리나라의 농협이 신용업무를 함께 하는 계기가 됩니다.

한국에서도 예전부터 전해져 온 두레나 계를 비롯하여 작은 규모의 협동조합들이 있었고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소비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소비자협동조합 발전의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협동조합의 쇠퇴와 재조명

이후 각국의 경제적 발전정도와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서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이 탄생하고 발전하다가 20세기 복지국가 등장 및 공공부분의 확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성 증대로 인해 시장영역의 확대 되면서 협동조합의 역할과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경쟁력을 잃습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다국적 기업등 거대 기업에 의해 시장과 자본이 독점되고 생산자 및 소비자가 시장에서 소외되면서 다시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게 되고, 협동조합은 새로운 대안으로 다시 떠오르게 됩니다. 특히 기존의 경제적 필요에 의한 협동조합에서 벗어나 사회적, 문화적 필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개인적으로 협동조합이 조합 간의 협력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한계와 어려움을 해결하는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써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3. 협동조합의 7원칙

이러한 협동조합이 그 역할을 다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7대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특히 협동조합 내의 민주적 의사결정에 의한 정책결정과 사회적 기여를 강조하면서 강의를 마쳤습니다.

4. 글을 마치며

협동조합의 탄생과 변화에 대한 전세계적인 흐름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한국의 협동조합 발전 역사에 대해서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서 이해할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이쿱생협에 가입하게 된 이유도 대기업과 거대 마켓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아닌,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개인들의 열망에서 시작되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조합원들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열망을 통해 앞으로 각 협동조합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구체적인 모습과 방법은 협동조합 원칙에 따라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의사절차를 통해서 찾고 실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협동조합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들, 혹은 가벼운 사회학 강의를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강의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미 있고 좋은 강의를 제공해 주신 김기태 소장님과 율목아이쿱생협에 감사 드립니다.

이서령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