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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특강 '대한민국은 왜?'

율목iCOOP생협 │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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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점심은 없다”

 

TV와 신문을 보는 게 두렵고 짜증난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디어를 장식하는 여야의 공천소식을 보면 대한민국 정치의 천박함에 기가 막힌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진박’ ‘진진박’ 운운하며 사실상 대통령의 홍위병들을 줄줄이 공천했다. 그 와중에 당 대표라는 사람은 ‘옥새’를 들고 도망가는 웃지 못 할 사건을 벌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자의 논문을 베끼는 파렴치한 사람을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하고, 그것도 모자라 공천심사 책임자가 ‘셀프 공천’을 자행해 유권자들을 분노케 했다.
국회의원과 국회, 정당의 역할이 뭔지, 왜 비례대표를 선출하는지 같은 기본 상식이 증발해 버린 막장 정치, 발암정치만 횡횡한다.

 

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추락했을까.

 

지난 29일 율목iCOOP생협 더숲센터에서 열린 김동춘 교수의 한국현대사 강의는 이런 질문에 대해 묵직한 답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는 분단체제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우선 한국은 분단으로 반쪽짜리 주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충분한 정책결정을 하지 못했다. 일례로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협상을 밀어붙인 이유도 한국의 주권이 온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안보체제에 편입되는 게 정권의 이해관계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권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나라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않는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은 국민으로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


두 번째로 남북분단으로 얻은 정치적 효과를 그동안 집권세력이 누려왔다. 독일의 경우 나치들에 대한 대대적인 처벌과 함께 나치 협력자들을 공직에 진출시키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친일파들이 대거 공직에 진출했다. 이들은 단순히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도덕적 치부에 대한 비판에 대해 과도한 공격적 행동을 보여 왔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치는 애국자들이 한국 사회의 주도세력이 되지 못하고, 분단으로 사회주의 세력(사민주의 세력까지)이 발 붙일 수 없는 구조가 되면서 망가졌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는 권력자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었고, 이런 정치인들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장으로 정치를 이용해 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국의 정치가 갑자기 후퇴하게 된 배경으로 ‘87년 체제’(6월 민주항쟁의 결과)의 한계를 지적했다.


첫째, 안기부(현 국정원)와 같은 공안세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공안세력은 지금도 민간인 사찰 등을 통해 개개인의 목소리를 억누르며 자율적 사회발전을 가로막는다.
둘째, 지역주의 문제. 지방자체제의 실시가 갖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오히려 지방 토호세력의 힘을 키우는 부정적 측면이 강해졌다.
세 번째, 386, 486, 586으로 대변되는 학생운동권 출신 세력들의 한계. 이들은 생활정치의 경험 없이 바로 국회로 진출해 정치엘리트에 포섭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선거’로 귀결되는 선거물신주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결과 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속적인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생활민주주의가 가능해져야 선거에서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시민들이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면 한국사회는 파시즘으로 흐를 수 있는 소지다 다분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자신의 결정에 대한 통제권을 자기가 갖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며 정치 선진국이라고 하는 스웨덴의 경우 인구 900만명이 35만개의 조직에 참여해 끊임없이 민주시민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춘 교수의 강의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말은 “공짜 점심은 없다”다. 시민 개개인이 각자에게 주어진 밥값(의무)을 하지 않으면서 한국사회의 발전(민주주의 발전)을 바라는 건 도둑 심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나는 제대로 밥값을 해왔나? 정치권의 한심한 작태를 욕하는 것으로 내 의무를 다했다고 자위해 온 건 아닌가?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민주주의는 한판 승부가 아니다. 87년 대선 패배의 쓰라림 속에서 나왔던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한판 승부로 민주주의를 끝내고 싶어 한다. 민주주의를 대통령,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에게만 맡겨놓고, 그 사람들이 제대로 못하면 그냥 실망해서 외면하는 일을 반복해 온 건 아닐까. 공짜 점심만 바랐던 건 아닐까.


이번 강의는 민주주의에 대해, 시민의 의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한다면 김동춘 교수의 책 <대한민국은 왜>를 같이 읽어보시길 권한다. 

 

 

글 이지혜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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